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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 22 Dec, 2025
주말에 포트폴리오 정리해야지, 하고 게임하는 이유
주말에 포트폴리오 정리해야지, 하고 게임하는 이유 금요일 저녁의 다짐 금요일 퇴근길이다. 지하철에서 폰 보다가 링크드인 알림 떴다. "회사에서 프론트엔드 주니어 개발자를 찾습니다." 클릭했다. 자격 요건 봤다.React 실무 2년 이상 TypeScript 능숙 포트폴리오 필수실무 2년은 아니지만 8개월이면... 아니지. 그래도 포트폴리오는 있으니까. 그런데 내 깃허브 들어가 봤다. 마지막 커밋이 4개월 전이다. "이번 주말엔 진짜 정리해야지." 집 도착했다. 노트북 켰다. 깃허브 들어갔다. README 파일 열었다. "# My Portfolio"라고만 써있다. 닫았다. "내일부터 할래."토요일 아침의 각오 11시에 일어났다. 평일엔 7시 반에 일어나는데 주말은 다르다. 몸이 알아서 더 잔다. 핸드폰 봤다. 부트캠프 동기 단톡방에 메시지 왔다. "너네 이직 준비해?" "ㅇㅇ 포폴 정리 중" "나도 주말에 해야됨" 거짓말이다. 다들 안 한다는 거 안다. 나도 그렇게 답장 보냈다. "나도 오늘 할 거임" 샤워했다. 커피 내렸다. 책상 앞에 앉았다. 노트북 켰다. 브라우저 열었다. 깃허브 들어갔다. 그런데 유튜브 탭이 하나 떠있다. "리액트 성능 최적화 10분 정리". 어제 보다 만 거다. 일단 이것부터 봐야지. 10분이면 되니까. 24분 봤다. 알고리즘이 추천 영상 띄웠다. "주니어 개발자 면접 후기". 이것도 봐야 할 것 같다. 면접 준비도 해야 하니까. 38분 더 봤다. 시계 봤다. 12시 40분이다. 점심 먹어야겠다. 배달 앱 켰다. 치킨은 아까워. 피자는 더 아까워. 편의점 갔다. 컵라면이랑 삼각김밥 샀다. 2,800원 절약했다. 집 와서 먹으면서 유튜브 또 켰다.오후 2시의 딜레마 포폴 정리 시작했다. 진짜로. README 파일 열었다. 뭘 써야 하지. 검색했다. "개발자 포트폴리오 README 작성법". 블로그 10개 열었다. 다들 다르게 말한다. "간단하게 쓰세요" "프로젝트 상세히 설명하세요" "기술스택 뱃지 넣으세요" "GIF로 시연 영상 넣으세요" 머리 아프다. 일단 기술스택부터 쓸까. "## SkillsReact JavaScript ..."TypeScript도 쓸까. 쓰긴 쓰는데 any 남발하니까. 근데 요즘 TypeScript 안 쓰면 안 뽑아준대. 쓰자. "- TypeScript" 추가했다. 그 다음은 프로젝트 설명이다. 부트캠프 때 만든 거 3개. 회사에서 한 거는 못 올린다. 비밀유지서약서 썼으니까. 첫 번째 프로젝트 제목 썼다. "### 중고거래 플랫폼". 그 다음은 설명인데. "중고거래 플랫폼입니다." 이건 너무 성의없다. "사용자가 물건을 등록하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이것도 별로다. 검색했다. "개발자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설명 예시". 또 블로그 읽었다. 30분 지났다. 아직 세 줄 썼다. 집중이 안 된다. 핸드폰 봤다. 알림 없다. 다시 노트북 봤다. 커서 깜빡인다. 손이 Alt+Tab 눌렀다. 스팀 켰다. "잠깐만 30분만 하자."게임 시작의 정당화 게임 켰다. "30분만"이라고 다짐했다. 그런데 게임은 그렇게 안 된다. "한 판만 더"가 시작된다. 첫 판 졌다. 팀 운이 나빴다. 두 번째 판 이겼다. 기분 좋다. 세 번째 판 시작했다. 머릿속으로 정당화가 시작된다. "포폴은 저녁에 해도 되지." "어차피 오늘 다 못 끝내." "내일도 있어." "지금 스트레스 풀어야 저녁에 집중되지." 다 거짓말이다. 나도 안다. 근데 손은 계속 움직인다. 마우스 클릭. 키보드 타이핑. "ㅋㅋㅋ" 채팅 친다. 게임에선 말이 많아진다. 시계 안 본다. 보면 죄책감 느껴서. 핸드폰 진동 왔다. 엄마다. "밥 먹었니?" 답장 보냈다. "네 먹었어요." 게임 계속한다. 5시가 됐다. 배고프다. 라면 끓였다. 먹으면서 게임 영상 봤다. 유튜버는 나보다 잘한다. 부럽다.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게임 다시 켰다. 이제 7시다. 저녁의 자책감 8시 반이다. 게임 껐다. 눈 아프다. 허리 아프다. 노트북 화면 봤다. 아직 깃허브 켜져있다. 아까 쓴 세 줄 그대로다. 죄책감 온다. "오늘 뭐 한 거지." 계산해봤다. 게임 5시간 반. 유튜브 1시간. 포폴 작업 10분. "내일은 진짜 해야지." 근데 오늘도 그렇게 말했다. 지난주도 그랬다. 지지난주도. 깃허브 프로필 봤다. 초록색 잔디 없다. 4개월째 없다. 다른 동기들 깃허브 들어가 봤다. 걔네도 없다. 위안된다. 근데 위안되면 안 되는데. 링크드인 다시 켰다. 아까 그 공고 또 봤다. "포트폴리오 필수". 저장했다. "내일 지원할 거야." 거짓말이다. 샤워했다. 침대 누웠다. 핸드폰 봤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또 띄웠다. "개발자 이직 성공 후기". 봤다. 20분 봤다. "나도 저렇게 될까?" 모르겠다. 불 껐다. 눈 감았다. 내일 생각했다. "일요일엔 진짜 해야지." 잠들었다. 일요일의 반복 11시 반에 일어났다. 토요일보다 30분 늦다. 핸드폰 봤다. 회사 선배가 단톡방에 글 올렸다. "다들 주말 잘 보내?" 답장 안 했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씻었다. 커피 내렸다. 책상 앉았다. 노트북 켰다. 어제랑 똑같다. 근데 오늘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진짜 할 거야." 깃허브 열었다. 어제 쓴 거 읽었다. 고칠 거 없다. 계속 써야 하는데. 유튜브 탭 눈에 들어왔다. "리액트 Hook 완벽 정리". 이거 봐야 할 것 같다. 면접에 나올 수도 있으니까. "10분만 보고 할게." 1시간 봤다. 배고프다. 편의점 갔다. 또 삼각김밥이랑 컵라면 샀다. 먹으면서 생각했다. "오늘은 포폴 안 되겠다." "대신 강의라도 봤으니까." "공부도 중요하니까." "내일 월요일이니까 다음 주말에 하지." 합리화 완료됐다. 게임 켰다. "스트레스 풀고 내일 출근해야지." 6시까지 했다. 저녁 먹었다. 또 게임했다. 9시 됐다. 내일 생각하니까 우울하다. "월요일이다." "또 회사다." "포폴 결국 못 했다." 침대 누웠다. 핸드폰 봤다. 링크드인 알림 떴다. "지원 마감 3일 전". 아까 그 공고다. 저장 취소했다. "어차피 못 넣어." 불 껐다. 왜 이러는 걸까 이유 안다. 사실. 포폴 정리가 무섭다. 정리하면 내 실력이 보인다. 프로젝트 3개밖에 없다는 것도. 코드 별로 안 이쁘다는 것도. 설명할 게 없다는 것도. 다 보인다. 게임은 다르다. 게임에선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져도 "팀 운이 나빴어"라고 하면 된다. 내 실력이 아니라는 핑계 댈 수 있다. 근데 포폴은 그게 안 된다. 내 실력이 그대로 나온다. 그게 무섭다. 그리고 피곤하다. 평일에 회사에서 코드 짠다. 에러 고친다. 선배한테 혼난다. 퇴근하면 기운 없다. 주말까지 코드 보기 싫다. 노트북 켜기 싫다. 개발 관련된 거 다 싫다. 게임은 쉽다. 버튼만 누르면 된다. 머리 안 써도 된다. 그냥 재미있다. 포폴은 어렵다. 뭘 써야 할지 모른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른다. 시작하면 끝이 안 보인다. 그래서 게임한다. 간단하다. 그래도 월요일 출근했다. 팀장님이 말했다. "다들 주말 잘 보냈어?" "네." 대답했다. 거짓말이다. 점심시간에 편의점 갔다. 삼각김밥 사면서 생각했다. "이번 주말엔 진짜 해야지." 또 똑같은 말이다. 근데 이번엔 다를 수도 있다. 아닐 수도 있다. 모르겠다. 그냥 오늘 하루 버티면 된다. 내일 생각은 내일 하면 된다. 지금은 밥 먹는다. 삼각김밥 맛있다.결국 또 다음 주말에 "이번엔 진짜"라고 말하겠지.